기업이 AI 활용 능력을 본다는데, 아이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AI 시대에는 프롬프트부터 가르쳐야 할까요?” 넥슨과 SK하이닉스의 새 채용 방식을 살펴보니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문제를 찾고 AI의 답을 의심하며 자기 선택을 설명하는 힘입니다.

상담에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기업도 AI 활용 능력을 본다는데, 아이에게 프롬프트부터 가르쳐야 하나요?”
그럴 만한 걱정입니다. AI를 못 쓰면 뒤처진다는 기사가 나오고, 코딩 테스트까지 없앤 회사도 생겼습니다. 부모님 마음이 급해질 만합니다.
그렇다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수업을 지금 기업의 입사 시험에 맞춰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이 취업할 무렵에는 AI도 채용 방식도 다시 달라져 있을 겁니다. 저는 기사를 읽으며 그 자리에 새로 들어온 평가를 눈여겨봤습니다.
코딩 테스트를 없앤 회사는 무엇을 볼까요?
넥슨은 올해 채용형 인턴십 ‘넥토리얼 for 게임 프로그래머’에서 코딩 테스트를 없앴습니다. 대신 약 한 시간 동안 AI와 대화하며 전공 지식과 기본기를 확인하고, 실제 업무와 비슷한 문제를 AI 도구로 풀게 합니다. 프롬프트를 쓰는 과정과 문제에 접근한 방식, 결과물까지 함께 봅니다.
SK하이닉스도 2026년 하반기 채용에서 학력·연령 제한과 자기소개서를 없앴습니다. 서류에는 AI 활용 역량과 반도체 직무 전문성을 쓰게 했고, 약 20분이던 면접은 반나절 심층면접으로 바꿨습니다. 지원자는 PC와 대규모언어모델(LLM)로 직무 과제를 해결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합니다.
무신사는 지원자에게 일부러 모호한 요구사항을 줬습니다. 지원자는 AI를 쓰면서 문제부터 스스로 정리해야 했습니다. 이 전형을 맡은 김상범 무신사 엔지니어링 담당 임원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의도적으로 모호한 요구 사항을 주고, 동등한 AI 환경에서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보기 위한 것
이 세 장면에서 회사가 확인하려는 것은 비슷합니다. “챗GPT를 쓸 줄 압니다”라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하고, 필요한 지식을 꺼내 쓰고, AI의 답을 고친 뒤,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봅니다.
제가 읽은 기사 세 편은 아래에 남깁니다.
조현석, 서울신문, “게임 개발자 채용에 코딩 테스트 없앤 넥슨…‘AI 네이티브 찾는다’”, 2026년 8월 27일 https://www.seoul.co.kr/news/economy/2026/08/27/20260827500045
구동완, 조선일보, “학벌 안 보는 SK하이닉스… 대신 면접으로 ‘이것’ 확인”, 2026년 8월 26일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6/08/26/3RAY7PDCONDLHALH7DLGTBGC4U/
박순찬, 조선일보, “‘이젠 AI 못 쓰면 탈락’… 1년 새 확 바뀐 기업 채용”, 2026년 4월 10일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6/04/10/BNMKIE5WUZHOJHU6E6PXF6X72U/

AI가 코드를 써주는데 기본기가 왜 필요한가요?
코딩 테스트가 없어졌다고 기본기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넥슨은 AI 면접에서 전공 지식과 기본기를 확인하고, SK하이닉스도 AI 활용 역량과 반도체 직무 전문성을 함께 봅니다.
AI가 코드를 만들어도 그 코드가 맞는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합니다. 계산 결과가 이상한지 알려면 수 감각이 필요한 것과 같습니다. 예전에는 기초 지식으로 답을 직접 만들었다면, 이제는 AI가 내놓은 답을 살피는 데도 그 지식이 필요합니다.
저희 수업은 문법을 전부 외울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대신 AI가 고쳐준 코드는 학생이 직접 설명해야 합니다. 사용한 코드가 무슨 일을 하는지 말하지 못하면 아직 완성된 작품으로 보지 않습니다.
프롬프트보다 무엇을 먼저 가르쳐야 할까요?
저희 수업은 학생이 문제를 찾는 데서 시작합니다. 교사가 같은 주제를 나눠주고 따라 만들게 하지 않습니다. 자기 생활에서 무엇이 불편한지, 누구에게 필요한지, 어디까지 해결할지를 학생이 정합니다.
AI가 답을 내놓아도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코드는 여러 값으로 실행해보고, 사실은 원출처를 찾아보고, 결과가 이상하면 다른 방법과 비교합니다. “AI가 이렇게 말했어요”에서 멈추면 아이가 무엇을 배웠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과정도 남깁니다. 무엇을 시도했고 왜 이 방법을 골랐는지, AI의 답 가운데 무엇을 버렸는지 기록합니다. 마지막에는 다른 사람 앞에서 만든 것을 설명합니다. 결과만 보면 AI가 한 일과 학생이 한 일을 구분하기 어렵지만, 과정과 설명을 보면 아이에게 무엇이 남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학생이 목표와 조건을 정확히 알면 프롬프트부터 달라집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AI에도 제대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프롬프트 문장을 비법처럼 외우게 하지 않습니다.

수업에서 실제로 어떤 작품이 나왔나요?
지난 글에서 2026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작품 두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학교 자율학습 좌석 관리 시스템과 종이 급식 티켓을 QR 코드로 바꾼 시스템입니다. 두 학생은 학교생활의 불편을 직접 찾았고, 만든 결과물은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서 실제로 사용됐습니다. 그 과정은 학교생활기록부에도 활동으로 남았습니다.
두 작품은 학교 안에서 운영하는 시스템이고 라운지에 올린 작품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개별 링크를 드릴 수 없습니다. 다른 학생들의 공개 작품은 글 아래의 라운지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코딩을 배워야 하는 이유와 챗봇을 수업에서 사용하는 기준은 앞선 두 글에 적었습니다. https://lounge.letscoding.kr/blog/coding-in-ai-era https://lounge.letscoding.kr/blog/chatbot-is-not-ai
지금부터 취업 준비를 시켜야 하나요?
아닙니다. 기업 이름과 시험 형식을 외울 이유는 없습니다. 생활 속 불편을 자기 말로 설명하고, 작은 해결책을 끝까지 만들어보고, 실패한 이유를 돌아보게 해주세요. 그 경험이 쌓인 아이는 도구와 직업이 바뀌어도 다시 배울 수 있습니다.
AI를 많이 사용하면 앞서가나요?
사용 횟수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결과물을 빨리 많이 만드는 것은 기준이 아닙니다. 하나를 만들더라도 왜 만들었고, 어디가 틀렸으며, 어떻게 고쳤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원에서는 AI를 어디까지 쓰게 하나요?
막힌 코드의 원인을 찾거나 다른 구현 방법을 비교할 때 씁니다. 반복 작업을 줄일 때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결과가 맞는지 판단하고, 만든 것을 설명하는 일은 학생에게 남깁니다.
AI에게 ‘어떻게’는 물어도, ‘무엇을’과 ‘왜’는 학생이 정합니다.
마무리
이 세 기사가 모든 기업과 직무를 대표하지는 않습니다. 새 전형이 실제 업무 능력을 더 잘 가려내는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그래도 누구나 비슷한 AI를 쓰게 될수록 아이에게 끝까지 맡겨야 할 일은 분명해집니다.
아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해야 합니다. 나온 답을 의심하고 자기 판단을 설명하는 일도 남겨둬야 합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AI를 쓰게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어떤 도구를 만나더라도 생각까지 통째로 넘겨주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 수업에서 길러야 할 것은 그런 판단 습관입니다.
라운지에 올라온 학생 작품은 누구나 로그인 없이 열어볼 수 있습니다. https://lounge.letscoding.kr/works
학원 소개는 여기 있습니다. https://lounge.letscoding.kr/academy
렛츠코딩앤플레이학원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이서면 출판로 46-5, 301호 063-714-2536

